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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공 x 평범수2 (청게물)
    B망상연재게시판/사랑한다고 말해 분위기 죽창내지 말고(조폭공x평범수) 2020. 12. 1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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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많은 시간이 지나진 않았지만, 이미 학교는 지각한 상태였기 때문에 나름대로 늦잠을 부리고 있었다.
    지금 가도 지각일텐데 뭘 빨리 준비해서 가겠나 싶기도 하고,
    저렇게 밑에서 날 아니꼽게 보고 있는 놈에게로 빨리 가고 싶진 않았으니.. 


    " 한재희 빨리 나와 " 


    마음 속으로 투덜거리는 걸 용케도 알아 챘는지 으르렁 거리는 목소리가 2층까지 들려온다.
    그래그래.. 한 시라도 내가 안 보이면 저렇게 으르렁 거리는데 얼른 내려가 줘야지
    이쯤 되면 내가 저 놈한테 잡혀서 사는건지 저 놈이 나 없으면 못 사는 건지 잘 모르겠다니..!


    " 강휘야 나 밥 악, " 


    분명 어젯밤에 치워놨던 수건인데 어디서 굴러 나왔는지 바삭하게 말라버린 수건이 계단 중간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렇다.

     

    결국 그 수건을 밟고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우당당탕탕 -


    " 아악! "

    " 한재희! " 

    " 아..아파. " 

    " 하... " 

    강휘의 속에서 나오는 깊은 한숨이 공포심을 만들어줘서 잠시동안 다리의 통증을 잊게 해줬다.

     

    아픈 것보단 강휘가 빡친게 더 무서워서 그렇겠지? 

     

    직접 당사자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이 한숨의 의미는 빡침과.. 빡침과.. 빡침일게 분명하다.

     

    지금 내가 얼굴을 들진 않았지만, 분명히 화가 났을 강휘의 얼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아마 얼굴을 들면... 

    엄청 화가난..

    강휘의..

     

     

     

    얼굴이..? 

     


    고개를 들어 마주한 강휘의 얼굴은 생각보다 많이 일그러져 있었다. 

    아니 애초에 화가 났을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마치.. 본인이 다친 것 마냥..  



    " 한재희, 손 잡아. "

    " 어? 응.. 아, 아파! "

     

    결코 거친 손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굴러 떨어지면서 다리가 다쳤는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다시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곧 이어서 들리는 한숨에 또 눈을 질끈 감았지만, 갑자기 붕 하고 떠오르는 몸 때문에 눈을 번쩍 들고 내 눈 앞을 주시했다.

     

    아래에서 바라봐도 전혀 문제가 없는 반듯한 얼굴이 보인다. 인상을 쓰면 차가워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잘생겼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다 큰 고등학생을 번쩍번쩍 들고다니는 이 녀석도 문제지만,

    그게 익숙하다는 듯이 받고 있는 나도 문제지.. 

     


    " 강휘야 나 내려줘도 괜찮은데.. " 

     

    내 말을 듣고는 있는건지.. 들리면서도 무시를 하고 있는건지..

    기어코 강휘는 내 말에 끝까지 대답하지 않은 채로 1층까지 나를 안고 내려왔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시큰거리던 엉덩이가 쪽팔림으로 인해 점점 통증이 사라져 가고 있을 때즈음 

    강휘가 나를 푹신한 쇼파에 앉혀놓곤 천천히 내 몸을 살펴본다. 

     


    " 하...미치겠네 " 

    " ... " 

     

    더 가까이 다가오자 느껴지는 강휘의 스킨 향..

    어쩐지 익숙하다고 했더니 저번에 생일에 선물해준건데 잘 쓰고 있었구나. 

     

    솔직히 그냥 지나가면서 보면 고등학생이 아니라 대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인데

    하긴, 처음 만났을 때 내 나이 또래보단 훨씬 형으로 봤었지..

     

     

    " 후... " 

     

    얼굴 감상도 잠시

     

    많은 것을 인내하고 있는 그의 입에서 가벼운 숨이 내쉬어진다.

    그리곤 그의 숨이 내 목덜미를 스쳐 사라진진다. 

     

    읏, 간지러워

     

     

     

    " 잠깐이라도 눈을 떼고 있으면 이렇게 다치는데.. 하아 " 

     

    ' 걱정마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잘 지켜 ' 라고 말하고 싶어도

    아마 입을 잘못 열었다가는 오늘 학교는 교문은 보지도 못한 채

    강휘에게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끌려 갈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입을 꾹 다물곤 고개를 미세하게 떨었다. 

     

    " 수건을 못 봐서 그런거야.. 괜찮아 잘 다닐 수 있어. " 

     

    나를 불신의 눈길로 쳐다보더니 다시 한 번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오는 그의 팔.

    그리고 또 다시 나를 안고는 밖으로 향한다. 

     

    지각한 팔자에 뭔가를 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배고프니까 뭐라도 먹고 가려고 했는데..

    결국 몸이 옮겨지는 곳은 다름 아닌 매일 등교할 때 타고다녔던 차 안이다. 


    " 한재희, 머리 조심. 네, 안녕하세요 선생님. 강휘입니다. " 

     

     

    나를 뒷자석에 살포시 앉혀놓고는 문을 닫은 채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 있는 강휘의 모습이 창밖으로 보인다. 

     

    저렇게 모자랄 거 없어보이는 사람이 나한테 맹목적으로 구는 이유를 아직까지 모르겠다. 

    금이야 옥이야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건 기본이고, 눈에 안 보이면 핸드폰에 불이 나도록 연락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 진짜 생긴 것도 잘났네.. 세상 너 혼자 사냐? " 

     

    " 병원에서 확인증만 끊으면 된다는 말씀이시죠? 알겠습니다. "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고 싶어서 차 안에 있는 버튼을 눌러 창문을 내리니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강휘와 눈이 마주쳤다. 

    뭔가 웃어야 할 타이밍 같아서 헤실 웃어주니 똑같이 마주보고 웃어주는 강휘.

     

    역시 미남이 웃어주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 하.. 어떤 멍청이가 수건을 밟고 굴러 떨어져서요.. " 

     

    저새끼는 웃는 얼굴에는 침을 못 뱉지만 욕은 뱉을 수 있는 놈인 것 같다. 
    저 놈이 그냥 지나가는 일이 없을텐데 내가 뭘 안심하고 쳐다만 보고 있었는지 후..


    " 내가 왜 멍청이냐!? 누군 밟고 넘어지고 싶어서 넘어졌냐? 도대체 누가 수건을 여기에.. 읍!! " 

    " 네, 많이 다친건 아니라서 괜찮습니다. 금방 가겠습니다. "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자 결국 그가 핸드폰을 들고 있지 않은 다른 손에 입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아침에 맡았던 가벼운 스킨 향이 옷 속에 가려진 그의 손목에서 은은하게 퍼진다. 

     

    알게뭐야, 지금 사람의 입을 막아놓고는 태연하게 통화를 하고 있는 저 녀석이 얄미워 죽겠는데!

     

    " 읍! 으브..! " 

    새끼야 볼 일 다 봤으면 손 좀 치워봐!

     

    끝까지 치우지 않고 한 손으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그가 얄미워 혀로 그의 손바닥을 낼름 핥아버렸다.

    지금 했던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가지고 올지도 모르는 채 말이다.

     

    이정도 했으면 10명에서 9명은 더럽다며 손바닥을 떼고 옷에 문질렀을 텐데.. 

     

    그의 손에서 힘이 느껴져서 드디어 손을 떼나 싶었는데, 오히려 힘이 들어가는 손에 의해서 하관이 아예 고정이 되어버렸다. 

    결국, 혀를 움직일 수도 입을 오므릴 수도 없게 되어버렸다. 

     

    " 한재희 " 

    " 붑.. " 

    " 끼부리지마라.. 여기서 하는 수가 있다. " 

    " ..?? " 

     

    " 그렇게 쳐다보지마. "

     

    먼저 입을 막은 건 넌데, 어째서 제가.. 피해를 봐야하는 거죠? 

    아니 그리고 그냥 쳐다만 봤는데 뭐 어떻게 쳐다보라는 건데?

    눈을 네모 모양, 아니 별 모양으로 뜨고 널 쳐다 봐야하냐? 

     

    강휘의 어처구니 없는 말에 대꾸도 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한 재희는 결국 그의 요청에 의해 눈을 살포시 내려 깔았지만,

    살짝 내리깐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그 모습 조차도 그에겐 자극이 갔는지 끝내 입을 가리고 있던 손으로 재희의 눈을 가려버린다.

     

    앞이 보이지도 않고, 자신이 핥았던 손이 눈가로 다가 오자 기분이 나빴는지 아둥바둥 거리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애틋함과 또 다른 욕정이 일렁인다. 

     

    억지로 손을 내리는 재희 때문에 손이 내려졌고, 마주한 눈빛 속에서 아주 잠깐 두근거림을 느꼈던 것은 

     

    사랑일까 아니면 공포일까.. ; 

     

     

    " 머리는 괜찮아? " 

    " 응... " 

     

    아픈 것 보다... 쪽팔린게 더 컸지만 말이다.


    " 병원은? " 

    " 안가도 돼.. " 

    " 진짜 ?" 

    " 응.. "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자동차 천장에 살포시 기대어 나를 삐딱하게 쳐다보고 있는 강휘..

    쭉 뻗은 다리와 살짝 벌어져 있는 교복 자켓이 이상하게 잘 어울린다.

    쟤가 저러고 있으니까 마치 자동차 광고 모델 같네.. 

     

     

    " 그냥 가지? " 

    " 왜? "


    " 너 학교 혼자 못 보내 " 

    " 어엉..? " 

     

    내가 뭐 나이 8 ~ 9 살 먹은 아이도 아니고 학교 하나 제대로 못 다니겠냐?

    게다가 너 없는 초등학교, 중학교 정말 잘 다녔거든? 

     

    " 그냥 오늘 학교 가지말고 병원에 있어 " 

    " 굳이.. 아픈 곳도 없는데 병원에 누워있으면 병원에서 뭐라 그러겠어.. " 

    " 돈도 벌고 좋겠지. 아니면 아픈 곳 하나 만들면 되는거고 " 

    " 돈 버는 건 좋지.. 아니, 뭐? " 
     
    " 아픈 곳 만들어준다고. " 

    " 너, 너 지금, 야! 나 환자야! " 

     


    이런 씨발놈이 감히 내 몸에 손을 대서 병원에 집어 넣겠단 말이냐? 
    저런 정신 머리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병원에 들어갈 건 내가 아니라 네 놈 자식이다.  

     

    그리고 천천히 내게 다가오는 강휘 녀석의 손.. 
    씨벌 씨벌 씨벌 이건 정말 위험하다. 

    강휘한테 맞았다가는 오늘 하루고 뭐고 한달을 병원에 있어야 되는데 
    전에 한번 강휘가 장난 삼아서 날 때린적이 있었는데  

     

    그날 강냉이가 날아갔다. 

    물론 돈많은 강휘자식이 내 새로운 강냉이를 구해줬지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라.. 

    씨벌.. 

     

    다가온다..

     

    다가온!! 

     

     

    " 뭐하냐 " 

    " 다가온..! " 

    " 하아.. "


    " 어엉...? "  

     

     

    다가오는 건 강휘녀석의 주먹이 아니라 다름 아닌 놈의 잘생긴 얼굴이 다가왔다.

     

    워씨.. 이렇게 가까이 쳐다보는 건 또 처음인데..

    맨날 입술 박치기 할 때마다 눈을 감고 있어서 강휘의 눈을 제대로 쳐다본 적이 거의 없다.

     


    " 한재희 내가 널 진짜 때릴 거라고 생각했냐? " 

    " 어...어.. " 

     

    낮게 깔려 있는 목소리가 나의 귓가를 웅웅거리며 맴돈다.

     

    ' 당연하지 넌 날 때리고나서 묘자리 하나 찾아서 뒷처리 까지 하게 생겼어. '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아마 입을 열면 진짜로 오늘 묘자리 하나 찾을 것 같아서 말하지 않기로 했다. 

     

     

    " 도대체 넌 날 뭘로 보는거냐? " 

    " 음 강휘...? " 

    " 하.. 이 바보를 어떻게 하냐.. " 

    " 너 자꾸 바보바보 거리는데 나 진짜 바보 되면 진짜 네 탓이다 " 


    사람 기분 나쁘게 아침부터 멍청이에 이어서 바보 거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사람이 강휘 너지..

    도대체 뭘 어떻게 보라는 거야?

    아까는 눈도 뜨지 말라더니..

    이젠 눈을 아예 파버리겠다는 말인가.. (절대 아님)

     



    " 너 지금 학교 가도 지각일텐데? " 

    저저.. 말 피하는거봐.. 근데 지금 몇시지? 


    " 몇시지...? " 

    " 8시 " 

    우리가 도대체 뭘했길래 8시가 되었을까.. 



    " 그래도 나 갈거야. " 

    " 진짜 맞아볼래? " 

    "...아...아니" 

    " 그럼 학교 안 가는 거다? " 

    "아..아니" 

    " 장난치냐 " 

    "..아니" 


    주먹을 꽉 쥐고 있는 너 때문에 뭔들

    대답을 다 No라는 부정문 밖에 못 말하겠는데 어떻게 대답을 하라는거야? 


    " 왜 굳이 학교에 가려는 건데. 그냥 집에 있어. " 

    " 그건 말이지.. " 


    오늘 하루 만큼은 니가 학교에 안 오기 때문이지 그럼 난 학교에서 만큼은 해방이고?


    근데 오늘 학교를 안 간다면 나는 언제 너에게서의 해방을 꿈 꾸냐는 말이다.

     

    매일 화장실가고 씻는 시간 빼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강휘 녀석이랑 있는 탓에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새로 나온 게임이 뭔지.

    앞에 있는 분식점에 뭐가 잘 팔리는지.

    하물며 학교에서 누가 누구랑 사귀는지 전혀 모르는 문맹인 상태라고!!

     


    " 음? " 

    " 요즘 체육이 너무 재미있어서..?" 

    " 체육..? " 

    " 그래! 체육! 땀 흘리고 좋잖아?! " 

    개뿔 .. 체육은 무슨 ...  
    땀 흘리는 걸 정말 싫어하는 나는 항상 체육시간 때 억지로 수업을 듣는다. 

    체육시간만 되면 인상을 쓰고 옷을 갈아입는 걸 봤을 강휘가 그걸 모를리가 없을텐데.. 

     

    그러고 보니 체육 끝나고 쉬는시간마다 강휘가 땀흘리면 이온 음료수 사줬었는데.. 



    " 재희가 땀 흘리는게 좋아졌나보다? " 

    " 응응! 기초 체력이 얼마나 소중한 건데. 건강이 소중하지 암 고럼. " 

    건강은 무슨 땡볕에 사람이 오징어 마냥 말라가는데 건강이 아니라 오히려 쇄약해진다고. 

    게다가 땀흘리면 찝찝하고 몸도 끈적거리고 .. 하여튼 싫다 체육! 


    " 그럼 학교가지마. "

     

    " 왜? 체육한다니깐? " 

     

    " 내가 시켜줄테니까. " 

    "엉?" 

    이건 또 뭔 개소리래? 

     

    아무리 집이 넓다고 해도 운동장 보다 좁은 곳에서 뭔 체육을 하겠다고

    게다가 너랑 체육하면 남아 있던 다리마저도 골절이 아니라 거의 분쇄지경에 이를 것이다. 

     


    " 그때 보니까 별로 땀 흘리는 건 안 좋아하는 것 같던데. " 

    " 땀 흘리는 거? 뭐.. 찝찝하기도 하고.. 아니 그래도 좋아해! " 

    " 그래도 기분은 좋아했잖아 너. " 

    " ... " 

     

    얘가 날 바라보면서 이렇게 씨익 입꼬리를 올릴 때마다 불안해 죽겠다. 

     

    무슨 소리를.. 

     

    그리고 스쳐지나가는 저번주 주말..

     

     

     

     

    아씨, 진짜.. 미쳤나봐! 

     

     

    " 시간없다. 우선, 오늘 일 끝내고 체육 하자 " 


    그리고 차문을 닫는 강휘녀석 


    " 안! 안돼! " 

    " 체육 시켜준다니까. 기대 돼? "

    " 안돼! 난 꼭 학교에서 해야만 한다고! " 

     

    이 미친놈이 말하는 체육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진짜 돌았나봐 하루라도 조용히 지나갈리가 없지 저 미친 색마가.

    " 취향이 많이 바꼈네 한재희? "  

     

    미쳤나 진짜 너랑 학교에서 그 짓을 하고 싶다는게 아니라

    학교에서 하는 정규 수업을 받고 싶다고 이 미친 놈아!!

    " 취~향? 미쳤나 진짜! 아무튼 학교 가야 돼! 보내줘! " 

    " 하.. 시끄럽네. 좋아 그럼 이렇게 해." 

    " 으응...? " 


    좋다고? 

     

    니입에서 좋다는 말이 나온거야 지금? 

    내말을 들어준거냐 지금?? 


    " 대신 " 


    그렇지 강휘가 순순히 들어줄 리가 없지 



    " 오늘 다치거나 다른새끼랑 붙어있는 거 눈에 띄면 " 

    " 응응 "  

    " 네가 그렇게 좋다는 학교에서 얼마든지 굴릴테니까 알아서 해. " 

    " .. "

    " 알겠어? " 

    " 으..응 알겠어 " 

     

    강압적인 물음에 결국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키킥.. 학교에 니가 없는데 어떻게 알겠냐~?  

    해방이다 해방!!!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 


     


    " 학교에는 병원 갔다온다고 말했으니깐 그냥 들어가고 " 

    " 오.. 그럼 아까 전화한 사람이 선생님이야? " 

    " 어 "


    하긴... 이녀석은 나 말곤 다른 사람들한테는 매너있기로 인정받고 있으니.
    그 매너 나한테도 좀 써주면 정말 고마울텐데..
    뭐 오늘 없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그렇게 구겨진 교복도 다시 만져주고 머리도 쓰다듬 받으며 강휘의 허락을 받고 학교에 들어오는길. 
    차안에서 교문에 들어가고 있는 나를 쳐다보는 강휘의 눈길이 맘에 걸린다. 


    " 저녀석이 나한테 너무 빠져있네 손 한 번 흔들어 줘야겠다. " 


    흔들흔들- 


    강휘가 타고 있는 차를 보며 열심히 손을 흔들어줬다.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그의 표정이 궁금해서 눈을 찌푸리고 좀 더 집중해서 그를 바라보니..  

    봐봐 내가 손 흔들어주니까 좋다고 저 차 안에서 나를 보며 웃고 ..

     

    웃고..?  

    " 뭐야 저 의미심장한 미소는.. " 
     
    손을 흔들고 있는 나를 보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강휘, 그리고 뭐라 말하고 있는데.. 

    뭐라 말하는거지..?  



    " 암튼 난 팬서비스까지 했으니까 들어간다? " 


    그리고 학교로 들어가는 한재희 

     

    그 시각 차 안에서는 - 

    " 한재희.. 언제부터 그렇게 체육을 좋아하게 됐냐? 뭐.. 나한테는 좋은 일이지만. " 

    창문 밖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채 그저 신난 한재희가 손을 붕붕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그의 뒤로 수 많은 눈길이 그를 주시하고 있는줄도 모르는 채. 

     


    " 다녀와서 네가 좋아하는 체육 마음껏 해보자. " 


    그리고 한재희가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는 그들을 태웠던 검은 차가 교문을 매끄럽게 통과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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