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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와 B와 C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2
    B망상연재게시판/A와 B와 C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이공일수) 2019. 11. 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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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youtube.com/watch?v=kG2oUXPntLo

     


     

     


    술을 먹고 난 후에는 신기하게 매번 C의 집에 누워있다.

    C랑 마시지 않아도 술 먹고 다음날은 항상 C의 집.

    나와 C가 친한 사이라는 건 다들 알고 있지만, 매번 이렇게 민폐를 끼쳐서 미안한 마음뿐이다.


    " 다 잤으면 좀 일어나지? "

    " 에에에.. 죄송함다.. "

    " 이제 어떻게 할거야. "

    " 응? "

    " A랑 헤어졌잖아. "

    " 으음.. "


    그녀석이 자신의 삶을 중요시 여겼던 것 처럼.. 

    짝사랑한지 2년 사겼던 날짜는 4개월 거의 2년 반 동안 내 삶에 녀석을 포함시켰지만 이제는 아니다.

    계속 이러고 있을 필요 없어. 

     

    걘 애초에 너라는 존재가 없었고 너는 있던 것을 잠시.. 아니 평생 비워내고 살아가면 되는거니까. 



    " 나도,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게 목적이 되지 않을까..? "

    " .. 일어나서 밥 먹어. "  
     


    목적없는 대답이지만, 그래도 마음에 들었는지 C는 나를 보고 있던 눈을 돌려 자신이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C는 소설작기이자, 모델 잡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녀석이다.

    모델 잡지라고 해도 가끔 브랜드에 한 번 나타나는 정도라서 모델 일이 없을때는 틈틈히 글을 쓰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녀석이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 한다. 

    게다가 가명까지 사용해서 더더욱 찾기 힘들다.

    야설 쓰는 것도 아닌데 왜 숨기고 그러는지.

     


    " 얼른 먹고 나가. "

    " 야아, 주말인데 너네 집에 있으면 안돼? "

    " 주말이니까 나도 쉬고 너도 쉬어야지. "

    " 그럼 같이 쉬면 되는거지. "

    " 싫어. "

    " 진짜 매몰찬 놈. "

    " 어제 술에 쩔어있던 사람을 데리고 온 사람이 누구지? "

    " 이렇게 다정하신 양반이 오늘 하루 나한테 양보할 생각도 안 하시다니, 너무 매정합니다 박작가님. "

     



    나의 투정부리는 듯한 말투에 녀석이 작게 웃음소리를 낸다.

    A가 없지만 그래도 C 덕분에 점차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너는 진짜 내 최고의 소울메이트다.


    " 양보하면? "

    " 끝내주는 주말을 보낼 수 있지. "

    " 어떻게 끝내줄건데. "

    " 영화볼래? "

    " 좋지. "


    별거 아닌 제안에도 너그럽게 받아주는 C

    원래 소설 작가들이나 글 쓰는 사람들은 다 저렇게 포용성이 넓은 사람들인가보다.

    둘이서 가만히 영화가 나오는 화면을 바라보며, 

    오후에 창문 틈 사이로 내려오는 햇빛을 맞는 시간이 조금.. 중독될 것 같다.


    " C, 너는 애인 안 사귀냐? "

    " 너가 사귀는 꼴 보면 그닥 안 사귀고 싶은데. "

    " 에이 여자말이야 여자. 남자랑 여자랑 다를 수도 있지. "

    " 같아보이는데.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


    내려오는 햇살을 가로 막은 채 나에게 점점 가까워지는 C의 얼굴은 

    이상하게도, 아니..? 원래 잘생겼었는데.

    정말 과하게 잘생겨보인다. 


    " 남자야. "



    " 흐끅 - "

    " 뭐야. 왜 딸꾹질이야. "

    " 개 흐끅- 놀, 랬잖아. "

    " 그니까 조심하라고. "

    " 무, 끅- 뭘! "

    " 골기퍼가 없는 골대를 누가 막겠어. 게다가 그 골대가 너무 빈약해서 무슨 슛을 넣어도 다 들어가는데. "

    " 뭐라는 끅- 거야. "

     

     



    쪽 - 

    " ... ? "

    " 너랑 썸타는 순간부터 내가 계속 이길거라는 말. " 


    그 말을 끝으로 거짓말 같이 딸꾹질이 멈췄다.

    그리고 뭔가 다른 게 시작될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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