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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공x과거수망상폭팔공간/B망상단편 2017. 4. 7. 21:31반응형
" 여..여긴 어디지 "
분명 나의 사랑스러운 애인을 집에 바래다 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였는데, 대체 여기는 어디란 말인가?
얼마 떨어져있지 않는 동네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있지만, 얼핏 건물 몇개가 사라진 것 같기도하다.
오늘 걸었던 거리에 그사이 건물이 사라졌을리가 없다.
골목을 빠져나와 거리로 나와 처음 온 사람 마냥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데..
어라? 이상하다 저 건물 예전에 있다가 사라진 건물인데 어째서 있는거지?
어딘가 이상한 느낌에 핸드폰을 작동해보지만 서비스가 안되는 지역이라는 문구가 뜨기 무섭게 동시에 꺼져버리는 액정.
이상하다..
" 저기 죄송합니다 핸드폰이 고장나서 그러는데 오늘 날짜가 정확히 언제인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
당황스러워서 지나가는 사람을 무조건 붙잡고 날짜를 물어봤다.
자신이 살던 도시와는 다른.. 마치 과거로 돌아온 느낌인데..
" 뭐.. 무리는 아니죠 2015년 5월 2일입니다 "
" 네? "
" 2015년 5월 2일이요. 선약이 있어서 그만.. "
자신의 말을 듣곤 돌이 된 듯 굳은 날 수상하게 쳐다보곤 지나쳐가는 남자.
분명 잘못들은게 아니다. 그래서 두번이나 말해주지 않았던가?
2015년? 자신이 미치지 않는 이상 지금은 2017년인데.
주위를 돌아보면 지금 사는 곳이 아닌 예전의 도시 느낌이 난다.
" 그럼.. 정말로 2015년이라는거야? "
말도 안된다. 하지만 어느곳을 가도
2015년 달력, 2015년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던 프로그램, 그때 한참 유행하던 옷가게들을 보면
나 홀로 다른 시간에 왔다는것을 비로서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 하.. 어쩌지 내일 수업도 있는데 "
당장 여기를 빠져나와 자신이 있던 시간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이 났지만
할 수 있는거라곤 아무것도 없어 답답하고 짜증이 솟는다.
이 시절에 살았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면 반겨줄까? 아마도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목격하곤 경찰에 신고할지도 모른다.
막막함에 갈 곳도 없어 근처의 놀이터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익숙한 뒤통수가 보인다.
" 설마.. "
아까전에 집에 들어가는것 까지 확인하고 온 뒤통수..
설마 자신의 애인도 자신과 똑같은 경험을 하고있는건 아닌지 설렘반 걱정반으로 뛰어가 잡아보려 했지만
가방을 메고 축쳐진 어깨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착각이라고 생각하곤 다시 놀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착각이 아니다. 분명 저얼굴은 자신의 애인이다.
지금의 사랑스럽고 활기찬 애인과는 반대로
좀더 앳되보이고,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것 같은 모습
그러고 보니 애인과 처음 만났던 년도가 2015년이였는데.
아마도 자신과 만나기 전의 모습인것같다.
" 뭐 때문에 저렇게 힘들어하는거지 "
궁금하기도 했고, 사귀고 있는 중에도 눈을 뗄수없게 만드는 사람이였으니 지금이라고 눈을 못떼겠나..
가려던 발걸음을 돌려 지금보다 앳된 애인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둔한건지, 아니면 주변을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지쳐 있는건지
그 어린 나의 애인은 내가 자신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는것도 모른채 걸어가고있었다.
이제 두 골목만 지나면 애인의 집이 나온다.
이렇게 뒤를 밟는건 끝나는건가, 아무것도 못보고 가는가보다.. 하고 그가 집에 들어가기를 기다리는데
한참을 들어가지 않고 바닥에 주져앉아버리는 과거의 애인
순간, 가슴이 철렁해서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 자리에서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고있는 모습을 보고 다가갈 수 가없었다.
마치 울고있는 이자리가 자신의 자리란 듯 힘없이 걸어왔던 모습과는 다르게
구슬프게 울고있으면서도 강하게 자신의 서러움을 나타내고 있었다.
소리 없이 굵은 눈물을 떨구는 그 모습이 나를 너무 괴롭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한다.
그리고 15분 정도가 지났을까 그 아이는 자신의 얼굴에 묻은 눈물을 하나도 남김 없이 소매로 닦고는 집안으로 들어간다.
방금 전 까지는 집에 가고싶어서 난리였는데, 이젠 돌아가지를 못하겠다.
이곳에서 평생 살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어느 순간에 다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 전에라도 녀석을 안아주고 싶다. 뭐때문에 저렇게 서럽게 우는건지 알고싶다.
미래의 너는 내 곁에서 정말 사랑받고 행복하니깐, 이젠 그만 울어도 돼.
그런말을 전해주고싶다.
갈곳없이 놀이터앞에서 언제 또 한번 볼수있을까..
그 생각에 잠겨 아주 깊은 새벽이 되어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지않고 고요함이 자신을 감싸고 있을 즈음에
익숙한 형체가 보였다.
그 형체의 주인은 이미 놀이터에 있는 나는 신경도 안쓰이는지 익숙하단듯 놀이터에 들어와 벤치에 앉아..
또 ..
다시..
굵은 눈물을 떨구기 시작했다.
" 넌 항상 이렇게 울었을까 "
" ...흐..으..? "
도저히 보고만 있기 힘들어 울고 있는 아이의 옆에 앉아 어깨를 다독여줬다.
경계할 힘도 없는건지 아니면, 다독여 줬으면 하는 손길이 필요했는지..
어깨를 들썩이며 울다. 또 울다.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만약 원래대로 돌아간다면 절대로 놓치지 않을 손을,
과거에 아픔을 안고 살고있는 지금 너의 손을 꽉 잡아본다.
" 괜찮아. 뭐가 힘든지 알고싶지만, 밀어내지않고 그저 곁에만 있게 해줘서 고마워 "
" 흐으..흐윽..흐..하아.. "
" 많이 사랑해. 지금의 아픔을 겪고 있는 너도. 시간이 지나 아픔을 이겨내 나에게 달려와주는 너도 "
" 흑..끅..흐으.. "
" 정희수 "
" 끅..흐...으? "
울고있던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어떻게 알았냐는듯 나와 눈을 마주쳤다.
아주 잠깐이라도 눈물을 멈춰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할때, 몸이 이상하다는것을 느꼈다.
이런.. 갑자기 과거로 와서 갑자기 돌아갈거라곤 생각했지만 이렇게 다급할때..
" 희수야 사랑한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참아 곧 데릴러 올게. 알았지? "
내 말이 무슨뜻인지는 알고 고개를 끄덕이는걸까..
미래의 너는 내가 잘 데려다 주고 지금 꿀잠 자고 있을테니깐 걱정하지말고.. 그만 울고..
내가 하는 말에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에 볼을 쓰다듬고 싶었지만, 그 순간 몸이 부서지듯 사라져갔다.
눈을 떠보니 울먹이며 내게 안겨있는 내 애인
" 흐..야! 들어갔으면 연락을 해야지! 왜 여기서 죽어있냐고!! "
" 씁- 죽어있다니 말은 똑바로 하자 넘어져서 그래, 넘어져서! "
" 퍽이나 넘어졌겠다. 너 진짜 사람 걱정시키고.. "
" 정희수 "
" 왜 이 못난아 "
" 이제 안우냐 "
" 안운다 왜! 울어주리? "
" 안울긴 지금 눈물 맺혔구만 "
" 그건 걱정되서.. 아 몰라!! 너.. 너 오늘 그냥 우리집에서 자고가 "
" 풉.. 그러지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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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알고 불러준 사람이 빛이 되어 사라져갔다.
처음보는 사람이지만, 나의 모든것을 보듬어 줄수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쓰다듬어주는 손길, 힘있게 잡아주는 손,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목소리 하나하나 나를 위한 것 이라고 생각하고싶었다.
멍하니 그 사람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고 있을때,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 사람과 닮았다. 하지만 그 사람보단 어렸다. 착각인걸까?
" 저기.. "
꿈인지 현실인지 생각하고 있는 사이 그는 나에게로 뛰어와 내게 손을 내밀었다
" 왠지 모르겠는데.. 너 울고있는 모습 보니깐 마음이 너무 아파 "
" ..... "
" ...괜찮다면.. 안..안아줄까? "
아무런 의심 없이 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곧 온다더니.. 정말로.. 빨리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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