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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 도망 가지 마, 내 앞에서 사라지지 마.
    B망상연재게시판/사랑하는 방법에 대하여 (조아라) 2021. 3. 2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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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youtu.be/qEsLz5--ZIY


    이른 아침에 윤지가 병실로 찾아왔고, 깔끔하게 정리가 된 병실을 보며 허탈하게 웃어 보인다.

     

    " 몸도 안 좋은 녀석이 왜 자꾸 힘을 써! 일찍 일어나서 도와준다니까.. "

     

    " 어제 다 정리하고 잤어. 너도 아침 일찍 일어나느라 힘들었을 텐데.. 그냥 더 자고 오지.. "

     

    " 비실비실한 놈이 짐 하나 못 들 줄 알고 왔지. "

     

    윤지가 기지개를 켜곤 신발을 벗더니 병실에 있는 침대 위로 발라당 드러눕는다.

     

    오늘 자리를 뺄 예정이라 어차피 세탁을 할 거지만.. 그래도 저렇게 누워있다가 간호사라도 들어오면 어쩌려고..

     

     

    - 똑똑

     

    " 민시형 씨? "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간호사와 의사가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병실을 방문했고, 노크 소리에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 윤지를 한 번 바라보더니 나를 다시 바라보곤 퇴원 시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1층으로 내려가서 퇴원 수속을 밟으면 된다는 간호사의 마지막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들이 병실에서 나가고, 나가자마자 윤지가 뒤에서 다시 눕는 소리가 들린다. 

     

    저렇게 벌러덩 누우면 허리가 안 아플까..? 

     

    "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지낼 예정인데? "

     

    " 음.. 평범하게..? "

     

    " 아니! 그걸 물어본 게 아니잖아! "

     

    버럭 화를 내며 몸을 일으키자 침대가 삐걱 거리며 잠시 흔들린다.

     

    그녀가 화를 내는 이유는 알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웃어주는 일뿐이었다.

     

    명확한 목표가 있지만 그 목표로 향하는 과정이 두리뭉실하고 불안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일은 없게끔 만들고 싶었다. 

     

    언제까지나 남의 시선 끝에서 맴돌고, 눈물짓고, 약해지는 일을 계속 겪게 된다면.. 

     

    정말로 얼마 가지 못 해서 내가 부서져버릴 것 같아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나약해지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 강하다고 느끼고 싶었다.

     

     

    " 말없이 떠나면,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려고 그래? "

     

    " 그 사람들은 나로 인해서 살아가던 사람이 아니니까.. 내가 놓는 건 힘들었지만, 그래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겠지. "

     

    " 네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면? "

     

    " 오직 나만을 바라보면서 살아왔던 사람들이 아닌데.. 아마도 괜찮겠지. "

     

    애초에 그런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그런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싶게 되었으니까, 내가 노력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 사랑에 부끄러움 없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끔 말이다. 

     

    " 하아..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연락을 안 했던 내가 바보지.. "

     

    "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꽤 잘 지내고 있었거든.. "

     

    " 사실대로 말해봐. 너 무슨 일 있었어?  "

     

    " .. 그냥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도 못한 사람이 남에게도 떳떳할까 싶기도 하고.. "

     

    " 돌려서 말하지 말고, 민시형.. 설마! 이권도가 뭐라 했냐? "

     

    윤지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소리 때문에 깜짝 놀라서 어깨를 움츠렸더니 그 모습을 보고 오해한 윤지가 침대 위에 있는 쿠션을 벽으로 던진다. 

     

    벽을 맞고 떨어지는 쿠션을 다시 줍고, 던지고를 반복하면서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냉장고 안에 있는 과일 주스를 까더니 벌컥벌컥 들이켠다.

     

    " 그건 아니고.. "

     

    "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권도 이야기하니까 눈 흔들리는데.. 내가 그 양반이랑 같이 있으면 힘들다고 그랬잖아 아오!! "

     

    거칠게 음료수 병을 집어던지는 와중에 갑자기 병실 문이 열렸고 나와 윤지가 얼어붙은 채로 열린 병실 문을 바라봤다. 

     

    " 시형이 형? 어, 윤지 누나 왜 여깄어요? "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성백이었고, 장이라도 봐 온 건지 두 손 가득 먹을 것을 챙겨 온 채로 멍하니 그가 병실 안을 찬찬히 살펴본다. 

     

    오늘 퇴원할 텐데 저렇게 많이 사 오면 어쩌지.. 

     

    " 에이씨 야.. 성백이 너 때문에 놀랐잖냐!! "

     

    " 짐은 왜 다 치웠고.. 형 옷은 왜 갈아입었어요? 퇴원해요? "

     

    내 상황을 아무것도 몰랐던 성백이었기 때문에 들고 온 짐을 정리할 겨를도 없이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던 성백이가, 상황을 정리하기도 전에 얼굴 표정이 점차 안 좋아진다. 

     

    성백이한테 문자라도 미리 남겨놔야 했었던 걸까.. 

     

    요즘 수열이랑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서 성백이에게 연락을 남기기라도 하면 수열이가 확인하고 바로 따라올까 봐 그랬는데.. 

     

    이렇게 들켜버리니까 뭔가 미안해진다. 

     

    분명 수열이도 내가 말도 없이 사라진다면, 어쩌면 성백이보다 더 많은 상처를 입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선택한 게 과연 맞는 일인가.. 

     

    하지만, 깨지지 않는다면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다. 

    나에게도 떳떳하지 않으면 수열이에게도 떳떳하지 못할 것이고, 그렇다면 늘 걱정해오고 불안해왔던 순간이 다가올 수도 있을 테니까. 

     

    나와 너를 위해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나 스스로를 깨트려야 해. 

     

    " 들켰으니까 어쩔 수 없네.. 야 시형이 우리 놔두고 도망간다. "

     

    " 예? "

     

    " 아니 윤지야, 그렇게 앞뒤 설명 없이 말해버리면 성백이가 오해하잖아..! "

     

    점점 더 알아들을 수 없다는 듯 표정이 미묘하게 구겨지는 성백이에게 허둥지둥 상황을 설명했고, 그는 나를 완전히 이해하진 못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형의 뜻이 그렇다면 저는 붙잡고, 방해할 생각은 없는데.. "

     

    " 이거 절대로 최수열 앞에서 말하면 안 돼 알겠지? "

     

    " 그게.. 말이죠. "

     

    이번에는 그가 머리를 짚곤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오늘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는 성백이가 신선하다고 느끼고 있는 와중에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 그가 걱정되어 무슨 일인가 싶어 질문을 하려던 순간. 

     

    끼익 -

     

     

    " 형.. "

     

    " 이.. 이! 미친 김성백 배신자 새끼! "

     

    " 제가 그걸 알고 왔겠냐고요! " 

     

    입이 떡 벌어진 채로 윤지가 성백이를 검지 손가락으로 삿대질을 하고, 그 삿대질을 받고 있는 성백이는 억울하다는 듯이 쥐고 있던 짐을 다 놓고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는다.

     

    제삼자의 입장으로 이 상황을 바라봤다면 코미디라고 생각하겠지만, 성백이의 뒤에서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수열이를 보고 웃음은커녕 등 뒤에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 퇴원 수속 밟았다며, 이게 무슨 상황이야? "

     

    " 그.. 나랑 수열이만 둘이서 이야기하게 잠깐만 밖에서 쉬고 있을래? "

     

    " 혹시라도 최수열이 때리기라도 하면 소리 질러, 알겠지? "

     

    " 저도 달려올게요 형. "

     

    평소에 수열이가 나에게 한 번도 손을 올린 적이 없는데 무슨 모습을 보고 저런 생각을 하는 건지.. 

     

    걱정 말라는 미소를 보내곤 병실 밖으로 나가는 그들을 보자마자 수열이가 나의 손을 끌어당겨 침대 위로 앉힌다.

     

     

    " 수열아 그게.. 형이 너한테.. "

     

    " 내가 형을 좋아하지 않으면 되는 거야? "

     

    내가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 내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수열이가 내 손을 붙잡은 채로 손등 위로 고개를 파묻는다. 

     

    손등 위로 콧등과 입술이 닿는 것이 느껴졌고, 곧이어 뜨거운 무언가가 손등을 적셔 내려가고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내가 널 사랑하지 않았으면 되는 것인데.. 하지만 내가 널 사랑하기에, 내 마음도 너의 마음도 포기할 수 없으니까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로 한다고 말하면.. 네가 날 놓아줄 수 있을까.

     

    " 형.. 제발.. 가지 않겠다고 말했잖아.. "

     

    " 수열아.. 울지 마, 응? "

     

    " 수많은 시간을 바라보고, 사랑했던 사람인데.. 형을 떠나보낼 수 없다면 내 마음을 접어야 하는 게 맞는 거야? "

     

    쉴 새 없이 내리는 눈물이 내 손등을 타고 흘러내 바닥으로 툭툭 떨어진다.

     

    수열이가 많은 시간을 숨 죽이고 속삭여 왔던 사랑들 또한 산산조각 이난 채로 나의 손을 찢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 난 그렇게 못 해. 형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도 몰라, 그렇다고 형을 내 곁에 두면서 지키는 방법도 서툴어.. 하지만 형이 원하는 것을 바칠 수 있고, 형이 바란다면 뭐든 해낼 수 있어. " 

     

    " 수열아.. 고개 들어봐 응?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 널 완전히 두고 간다는 게 아니라.. "

     

    " 형이 싫어하는 건 하지 않을게.. 내 마음을 접고 형을 그저 친구로, 가족으로 바라보기만 한다면.. 형이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그것도 어떻게든 해볼게.. 그니까 제발. "

     

    병실 안에서는 흐느끼는 소리와 눈물이 바닥으로 툭툭 떨어지는 소리만 들린다. 

     

     

    나를 위해서 울어주는 사람을 보고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너에게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

     

    잘못된 방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또 상처 주는 내가..

     

    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랑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의문이 들었다.

     

     

    " 윽.. 흐으.. " 

     

    속이 뒤틀리고 눈물이 나왔다. 

     

    내가 바라는 건 이런 게 아니다. 

     

    나를 위해서 하고자 하는 것, 지키고자 하는 것들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게 아니었는데. 

     

    난 끝까지 이기적인 선택을 하면서도, 남을 우선시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구나.

     

     

    " 수, 열 윽.. 하아 " 

     

    " 가지 마.. 응? "

     

    그가 조심스럽게 나의 손등 위에 입을 맞추고, 엄지 손가락 그리고 손바닥에 차근차근 입을 맞추더니 고개를 들어 천천히 내게로 다가온다.

     

    눈물 때문에 흠뻑 젖은 서로의 눈가를 바라보며 닦아주다가, 다정한 손길로 어루어 만지는 수열이를 밀어내지 못하고 결국 눈을 감고 입을 맞췄다. 

     

    자리에서 일어난 수열이가 나의 등을 살포시 껴안은 채 나를 천천히 뒤로 눕힌다. 

     

    침대 위로 두 남자의 몸이 겹쳐서 올라가서 그런지 침대가 삐걱거리며 야릇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수열이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인지 나를 절대로 놓아줄 생각 없는 듯 나의 머리를 감싼 채로 입을 맞춰온다. 

     

     

    언제 이렇게 커버린 건지 두 손으로도 감싸기 힘든 어깨를 붙잡으며, 수열이의 등을 어뤄 만졌다. 

     

    서로를 간절하게 원하지만 그러면서도 닿을 수 없다는 생각에 필사적인 입맞춤 때문에 눈물이 흘렀다. 

     

    긴 시간이 지나진 않았지만, 더 이상 하면 절제할 수 없음을 느꼈던 것인지 입술을 떼어낸 수열이가 나를 품 안에 가둔 채로 천천히 숨을 내쉰다.

     

    " 최수열.. " 

     

    " 가지 마. 안 놓아줄 거야.. "

     

    힘을 주고 안고 있던 손이 점점 조여오자 허리가 불편해지는 게 느껴져서 조금씩 뒤척이자, 아예 자신의 허리 위로 고정을 시켜버리는 수열이 때문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 수열아.. 나는 너를 연애 대상으로 보기 힘들어.. "

     

    " 좋아하는 사람 있어? 설마 그 작가란 새끼야? "

     

    " 너.. 형 앞에서.. 욕! "

     

    " 욕 안 하면.. 안 갈 거야? "

     

    " 그건 아니지만.. "

     

    " 지금, 어디도 못 가게 형을 숨겨 버리고 싶어.. "

     

    얼어버린 목소리와 순간적으로 내 어깨를 조여 오는 손길 때문에 그대로 굳어서 수열이의 품에 가만히 안겨 있을 수밖에 없었다.

     

    품 안에서 발버둥 친다면 정말로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아서..

     

    이젠 확실히 알았다. 

    예전에 내가 알고 있던 어리고, 보살핌 받아야 하는 수열이는 이 곳에 없다고.. 

     

     

     

    무서워.  

     

     

     

    쾅-!

     

    " 야!!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이렇게 오래 걸.. "

     

    " 저런 사람들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단 둘이서 있고 싶어. 형. "

     

    " 너네 둘이 사귀기로 했냐? "

     

    " 시형이 형이 나오기 전까지 들어가지 말라니까..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들어가면 어떡해요. " 

     

    수열이의 품에 안겨버린 상태로 윤지를 마주하고, 곧이어 다급하게 윤지를 저지하려고 달려온 성백이 와도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 둘이.. 사귀기로 했어요? "

     

    당황스러울 정도로 둘 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에 수열이의 품에서 내려와서 말을 하려고 했지만, 나를 꼭 끌어안은 채 벌떡 일어나버리는 수열이 때문에 혹여나 바닥으로 떨어질까 무서워서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 덕분에... 더욱 떨어지지 않으려고 붙어 다니는 꼴이 되어버렸지만..

     

    " 방해 안 할 테니까.. 좀 둘이 떨어져. "

     

    "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수열아 내려줘..! "

     

    " 어디 안 가겠다고 말해. "

     

    " 아 진짜아..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의지할 곳이라곤 수열이 품뿐이라 끝내 대답하지 않고 그의 목덜미에만 의지했다.

     

    내가 대답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는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살포시 병실 침대에 나를 내려 앉히던 수열이가 나를 보더니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 내 눈 앞에 있을 것, 사라지지 않을 것,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연락해. "

     

    너만 보면 약해지고, 너만 보면 한심해지는 것만 같은데.. 

    그런 너를 계속 곁에 두고 있게 된다면 나는 달라지는 것이 없을 거야. 

     

    그러니까, 내 욕심이자 너의 욕심을 이번 한 번만 참아보자. 

     

    " 형... "

     

    " 다시 너의 곁에 있을 수 있다면, 그땐 도망가지 않을게. "

     

    " 돌아올 거라고 약속해줘. "

     

    " 말했잖아. "

     

    나와 눈을 마주하기 위해서 허리를 숙이고 있는 그를 내 품 안으로 끌어당겨 꽉 껴안았다.

     

    그리고 마치 그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천천히 그의 귓가에 나의 사랑을 다짐했다. 

     

     

    수열아, 너는 내가 가장 먼저 사랑한 사람으로서 나는 너를 놓을 수 없어. 

    나는 늘 형이라는 이름으로 너를 잡아야 했고, 지금은 형이라는 이름 때문에 너를 놓아야 해.. 

     

    처음 너를 만났을 때는 너를 지켜야 하는 사람으로서 만났지만, 지금은 너의 옆자리에서 함께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사람이고 싶어. 

     

    나는.. 너를 사랑하기 위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사랑의 형태를 좀 더 다듬고 싶어.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시간이 필요해.

     

    " 기다려 줄 수 있어? "

     

    " ... 다른 놈한테 가지 않고 나에게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면. "

     

    " 당연하지, 우리 이쁜 내 동생. "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떠난다는 말은 어쩌면 그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그리고 그 사람에게 더 나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서 말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네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를 가장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여지를 남겨두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나를 받아줄 수 있다면..

     

    " 너와 함께 마주할 땐 고개를 돌리지도, 네 손을 놓지도 않을게. "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야 비로소 내가 흔들리던 이유를 그리고 다시 마음을 잡아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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