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폭상팔 2019. 11. 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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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hVSIhLrhztY

 

 


 

 

" 원래 과제가 이렇게 많았냐..? "

" 매번 A랑 데이트 간다고 난리를 쳐서 몰랐겠지. "

" 내가.. 정말 눈치 없이 너의 과제를 야금야금 갉아먹었구나.. "

" 매번 돌아오는 건 귤 두개, 초코우유, 음료수뿐이지만. "

" 진짜 미안하다... 야! 내가 오늘부터 너 몫까지 할게! "

" 너한테 뭘 바라냐. "



A와 헤어진 이후 C와 자주 만나서 학교 생활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이때까지 손도 안댔던 과제를 하기로 했는데 지금까지 계속 C의 과제를 보고 썼기 때문에

과제가 이렇게나 많은줄 몰랐다.

야 아무리 사람이라도 진짜.. 귤 두개에 초코우, 하아.. 내가 쓰레기다 쓰레기. 

 



" 이거 PPT 안 넘겨져.. 뭐야 왜이래. "

" 애니메이션을 몇개를 넣은 거야. 연타해봐. "

" 아니 내가 20번 누르는데 안돼! "

" 하아.. 도대체. "

" 아니, 진짜! "


노트북의 엔터키를 부셔져라 누르고 있는데 그 순간 C의 손이 불쑥 튀어나와 내 손을 감싸 쥐었다.

 

손이 이렇게 컸나.. 하긴 제정신으로 C와 손을 마주잡고 있을 일이 언제 있겠나.. 다 술 먹고 들어왔지.. 

 


" 다친다. 그만해. "

" 이런걸로... 안 다치는..데.. "

" 이리와. 고쳐줄테니까. "

" 으응.. "


몸을 움직여 잠시 비켰는데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C가 잡고 있는 손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 당겨버렸다.

덕분에 C의 다리 위에 앉은 이상한 자세가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승차감이 나쁘진 않네...

 


" 키 설정을 이상하게 해서 그러네. 자 눌러봐. "

" 오, 야, 넘어가! "

" 그래 넘어가네. "

" 그럼 이제 비..킬.. "

" 고쳐줬는데. "

" 응? "

" 고쳐줬잖아. "

" 그랬지. "

 

 

 

" 하아.. "


고쳐줬는데.. 뭐.

고쳐준거 뭐.. 잘했다고 칭찬해달라는 건가..?

C가 말하는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해서 결국 손을 들어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니 나를 또 다시 빤히 쳐다본다.


" ㅁ,뭐.. 이거 아니야? "

" 키스. "

" ㅁ,무,뭐어!? "

" 해줘. 도와줬잖아. "

" 야 무슨 야, 이, 그.. "

 

" 뻥이야. "

" 이, 이 새끼가 진짜!! "

 



붉어진 얼굴을 가릴 생각도 없이 C의 가슴팍과 어깨를 마구 내려쳤다.

괜히 나만 쪽팔리게 하고, 자꾸 장난치고, 진짜 개나쁜놈아!를 연신 외치며 때리자 

또 기분 좋은 웃음으로 내 손을 저지한다.


" 아, 아파. "

" 헉.. 많이 아파? "

" 뻥이야. "

" 이, 넌 더 맞아 진짜로. "

 

" 진짜 아파아... "

" 진짜..? "


뭔가 귀가 있었다면 귀를 축 내린 강아지가 된 것 처럼 C의 고개가 푹 떨어져있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고개를 불쑥 들더니

 

 


쪽 -


" 으, 브으! "




A와 헤어진 이후로 C와 지내면서 부쩍 C와 스킨쉽이 많아졌다는 생각은 하지만

A와도 하지 못한 로맨틱한 키스라던가.. 

그, 그거라던가.. 거의 끝까지 가버릴까봐 매번 조마조마하다.

그래도.. 조금씩 내 삶에 A를 지워내고 있다는 것은 느낀다.

그 잘생긴 얼굴은 못 잊지만..

 

나를 부를 때 어떻게 불렀더라..?

나와 사귀고 있을 땐 어떤 표정을 했더라.

잡았던 손과 아주 잠깐동안 안겼던 품이 어떤 온도였지?

마지막으로 어떤 표정을 ...



" 나한테 집중해. "

" 야아.. 진짜 과제하려고 온 건데.. "

" 그냥 내가 해줄테니까 지금은 이거 하자. "


책상 위에 있는 노트북을 다 닫아버리는 그의 거침없는 손길에 순간적으로 경악을 질렀다.

야아!! 그거 2시간내내 한 거란 말이야!!

" 야아아!! 진짜! 너 진짜 이번에 과제 안 도와주면 대머리 만들어버릴거야. "

" 너는 대머리 남편의 남편? "

" 이.. 아오 이놈의 입, 진짜 입! "



그래 널 잊어가. 

너는 날 새겨넣은 적 없지만, 너도 날 잊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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