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폭팔공간/B망상단편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텅구리들아..

망폭상팔 2017. 4. 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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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SO WHAT? 그래서 뭐?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

 

 

 

남들은 꽃구경한다고 산에 올라가서 개나리도 보고 가로수길 걸으며 벚꽃도 만져보고

 

아주 서로 귀에 꽂아주고 환장할 연애를 하는마냥에

 

나는 왜 이런 칙칙한 놈이랑 벚꽃이 만개하는 거리를 걷고있어야하는건가?

 

 

 

" 뭘봐? 왜? "


" 에휴.. "

 

 


저녀석에게 물어봤자 답도 안나오겠다만

 

얼굴을 보니 더 답이 안나온다.

 

 


" 왜 사람 얼굴을 보고 한숨을 쉬냐? 이거 같이 지내주니깐.. 인성이 아주 안됐네? "


" 그놈의 인성타령.. 네가 나한테 인성 인성할 처지냐? 이게 다 너때문..!! "

 

 


생각해보면 이녀석때문에 겨우 잡았던 과팅을 말아먹고

 

하다 못해 조금이라도 썸을 타고 있던 여후배와도 멀어졌다.

 

아씨.. 이번 봄에는 꽃구경 가나 했더니..

 

 


" 내가 뭘? "


" 하.. 몰라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안드는 녀석.. "


" 누군 마음에 들어서 같이 다니는줄 아나.. "


" 뭐 임마? "

 

 


누구때문에 지금 이 분홍빛이 만개하는 거리를 칙칙한 남자 두명이서 걷고있는데??

 

' 오냐 너 오늘 잘만났다 분홍빛이 아주 핏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일줄 알아라' 라는 생각으로 한마디 하려는데.

 

 

 

갑자기 녀석이 벚꽃나무로 달려가 꽃을 따는 시츄에이션을 보여준다.

 

봄이라고 신나서 벚꽃 따는건가.. 은근 감성적이네 생각하던 찰나, 따가지고 온 꽃을 내 오른쪽 귀에 꽂아준다..?

 

 

 

 

" 뭐..뭐..뭐하냐? "

 


" 마음에 들어서 같이 다니지. 나만 그랬냐? "

 


순간, 분노가 아닌 데인 듯 올라오는 낯 뜨거움에 두손으로 쥐고있던 가방끈을 놓칠뻔했다.

 

아니 정확히는 놓쳤지만 날 이렇게 만든 당사자가 흘러내리는 가방을 잡아줬다.

 

 


" 역시 누가 꽃인지 모르겠네 "

 


" 어..뭐..뭐..! "

 

 

나..나는 절대로 당황한게 아니다.

 

장난에 약간? 아주 ..아주 약간 놀란것뿐이다..  그런..그런거라고..!

 

 


" 너 얼굴 빨갛다고. 설마 예쁘다는 소리로 들었냐? "

 

 


보통 콩깍지 낀 연인들이 ' 아잉~ 자기야 저 꽃좀봐~ 너무 예쁘지않아~? 사진 좀 찍어줘~! ' 이러면

 

' 후훗.. 마이 Baby.. 누가 Flower인지 전혀 모르겠는걸? 너무 아름답잖아 촤하하하하- ' 이런식으로 듣잖아!

 

 

 

아니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녀석과 연인 사이는 아닌데..

 

 


계속 혼돈에 빠지고 있을때 나를 혼돈에서 끌어올려주는 녀석의 한마디

 

 

 

" 뭐 안예쁘다는 말은 안했는데. "

 


그 말을 다음으로 내 귀에 꽂아진 벚꽃을 쓰다듬는

 

녀석의 손길에 온 신경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 이번엔 이렇게 날려버렸으니, 다음엔 우리 단둘이서 벚꽃 구경 갈까 "

 

" 뭐래.. 누가 같이 가준데? "

 


" 그때도 여자 안생길텐데. "

 


" 야 솔직히 매년 봄마다 너랑 벚꽃 보니깐 나도 이제 다른 사람이랑 보면 안돼..? "

 


" 안돼 첫 벚꽃도 첫 장마도 첫 단풍도 첫 눈도 나랑만 봐야해 "

 


" ... "

 

 

 

 

귀에 꽂아진 벚꽃은 아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도 떨어지지 않을것 같았다.

 

 

내 앞에 있는 너 또한 그러겠지..

 

 

계절에 변화가 왔을뿐 아무렇지 않던 봄이, 너로 인해 한순간에 다르게 느껴진다.

 

 

 

 

 


내게도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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