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일기
미래에서 온 일기
어느날 방청소를 하다가 처음보는 노트를 발견했다
이런 노트는 처음보는데 .. 어디서 나온거지? 내것은 분명아닌것같고..
가족들중에 주인이 있나..?
왠지 모를 호기심과 내용을 보고 대충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에 노트를 가지고 책상위에 앉았다
20--년 2월 27일 이글을 보고있을 너에게
처음으로 그사람에게 문자를 받았어
단둘이 만나는건 이번이 처음이야. 비록 과제때문에 만나지만..
왠지 좋은일이있을것같아.
20--년 3월 4일 이글을 보고있을 행복한 너에게
안녕 난 지금 행복해 내가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해주거든
난 이글을 읽고있을 그때도 사랑하고있을거라고 생각해
너도 알다시피 네가 가장 오래 좋아했던 그사람과 함께있어
너도 역시 그사람과 있겠지? 지금의 나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
" 연애일기 같은걸까..? "
그사람은 대체 누구길래 일기까지 써가면서 행복함을 표현하는것인지 궁금해졌다
가족중에 이런짓을 할 사람은 딱히 없는걸로 아는데..
이런저런 추측을하며 설레임과 달달함이 느껴지는 이 일기장을 넘겨 읽어갔다
20--년 3월 17일 이글을 보고있을 익숙한 너에게
오늘 처음으로 그사람과 손을 잡아봤어 내친김에 입술도 맞춰보고싶었지만
그사람은 아직 힘든가봐 손도 얼떨결에 잡았거든
이글을 보고있을 넌 익숙하겠지?
그사람과 손도 자주잡고 입맞춤도 자주하겠지?
아마 미래에 있는 넌 내 일기를 보면서 다독여줄거야 그사람과 잘있다고 잘지낸다고..
처음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의 연애를 자랑하듯
설레임이 묻어 나오는 글씨들이였다. 글씨체가 나와 비슷한 점에서 엄마일꺼라고 추측한 내 예상과는 다르게
문득, 이 일기에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설마..하는 생각에 우선 마음을 가라앉히고 뒷장을 넘겨 다음 일기를 읽어갔다
20--년 4월 8일 이글을 보고있을 강한 너에게
그사람이 다른사람과 있는 모습을 봤어
자주 연락하는 사람이였는데.. 매우 친해보였어
신경쓰고싶지않았는데 내앞에선 웃지않던 사람이 그 사람 앞에선 활짝웃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어
그자리에 있으면 금방이라도 울것같아서 그사람을 뒤로한채 어디론가 무작정 달려나왔어
미래에있는 넌 그런 모습을 봐도 강하겠지? 아니, 그사람이 너에게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정도로 매력적일거야
역시나 지금년도와 10년씩이나 차이나는 날짜였다 누가 이런 장난을 친거지?
그것도 내방에 몰래들어와서 일기를 두고간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장난치곤 너무 진지하게 보이기도하고..
일기에 이상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다
이상한 날짜 , 익숙한 글씨체 , 마치 미래에 자신은 일기에 쓰여있는 자신과는 전혀 반대의 모습을 하고있을거라는 절망과 희망이 느껴졌다.
20--년 4월 30일 이글을 보고있을 아름다운 너에게
처음으로 그사람들의 친구분들과 만났어 다들 나의 존재에 대해 궁금한 눈빛을 가지고있었어
그가 나를 소개하자 다들 '그럼 그렇지' 하는 눈빛이였거든 물론 연인이아닌 사촌동생으로 소개받았어.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연인들과 자유롭게 스킨쉽을 하는데 나는 그걸 멀뚱멀뚱 지켜보기만했어
그사람 또한 다른 사람들을 보며 추파를 던지거나 자기도 하고싶다는둥 말을 꺼냈지만 결코 나를 보지않았어.
미래에있는 넌 다른사람들 앞에서 떳떳하게 이사람과 연애하고있을거야 어딜가든 사랑스러움을 한번에 받을거야
네가 가장 좋아하는..건우에게도 사랑을 받을거야
" 건우? 이건우? "
순간 딱 떠오르는 한사람.. 자신이 가장 잘따르던 같은 학교 선배였다
'아니 아닐거야'
가족중에 분명 비슷한 이름을 가진 친분이 있을거야
내가 그 사람과 이런사이가 될거라고..? 말도안돼
20--년 5월 4일 이글을 보고있을 소중한 너에게
미안해 소중한 사람에게 미안한짓을 해버렸어
하지만 난 그사람도 원할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그사람은 아니였나봐
꼭 사과하고싶은데 연락이 오지않아
나 꼭 사과할수있지? 다시 그사람과 지낼수있는거지?
어느새 패닉이 되어 일기장을 마구 넘겨가며 읽어갈때마다 내용은 점점 추락해져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고문을하듯 모두 좋아질거라고 주문을걸듯 일기장은 알게모르게 어두운 분위기를 나타내고있었다.
20--년 6월 11일 이글을 보고있을 따뜻할 너에게
한달동안 연락이 오지않았어.. 그사람에게 사과하고싶어도 사과할수가없어
주변사람들과의 연락도 다끊겼어 내곁엔 아무도없어
지금 이글을 읽고있는 넌 따뜻할까
네 주변엔 사랑하는 그사람도, 많은 친구도 있을까
무서워졌다. 장난같지않았다. 이일기의 주인이 나라는 사실이 믿기지않았다.
나한테 이런일이 일어날거라고 넌 결국 그사람과 이루어질수없다고 도망가라고 말해주는것같았다.
절망에 빠진 자신을 돌아보라고 미래를 바꿔달라고 애원하는것같았다.
'그만읽자 그만읽어 위험해' 생각이 머리를 온통 지배하고있었지만
무의식적으로 다음장을 넘긴 순간 누가 망치로 머리를 때리는 기분이였다.
20--년 6월 15일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로 가득 채워져있는장 중간중간 글씨를 알아볼수없었지만 분명 미안해로 가득채워져있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아 그대로 일기장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일기장을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다
'어디서 이런게 온거지..?'
두려움에 몸을 떨며 일기장이 버려진 쓰레기통을 응시하고있는데 핸드폰에 알람이 울렸다
' 시간있어? 과제때문에 만날까 생각중인데 ' - 건우선배
미래를.. 바꿀기회가 지금 눈앞에 찾아왔다.
아마도 이건...배드엔딩으로 잡고 썼으니.. 배드로 끝날...그런